서울여자대학교박물관은 1998년 9월 처음 문을 연 이래로 조선시대와 근현대의 생활사 관련 유물을 수집, 연구, 전시하고 있습니다. 2015년 50주년기념관으로 확장이전하여, 현재는 서울여자대학교의 역사관련 자료와 여성 생활 및 교육에 관한 상설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 50주년기념관으로 이전한 서울여자대학교박물관은 박물관 유물을 포함, 학교의역사, 교육과정, 학생활동 등을 바탕으로 전시를 새롭게 기획했습니다. 여성교육 및 인성교육의 변천을 조명하는 전시실, 학교의 역사와 서울여대인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인포메이션센터, 서울여대인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시하는 아트갤러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더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천형 인성교육에 앞장서 온 서울여자대학교 전체가 곧 박물관이 되어 인성교육과 여성교육의 변화를 함께 읽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 우리나라 여성 교육은 오로지 남편과 자녀를 뒷바라지하여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하게 함으로서, 국가와 사회에 간접적으로 봉사하는 여성을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삼아 왔다. 그러나 서울여자대학이 개교를 준비하던 1950년대 후반은 사회 전반에 여러 가지 난제들이 얽혀 있던 시기였으므로 여성들에게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나 국가와 사회에서 직접적으로 활동할 것을 요구하던 시대였다. 따라서 여성을 교육할 때 가정인으로서 훈련 뿐 아니라 사회에 직접 봉사하는 사회 지도자 훈련을 함께 할 필요가 있었다.
광복 이후 전국 곳곳에 우후죽순으로 각종 대학이 생겨나면서 교육기관의 질이 문제가 되어 대학 인가의 절차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더구나 인가를 받으려면 중앙교육위원회의 의결이 필요했기에 절차는 더욱 까다로웠다. 그런 상황에서도 문교부는 고황경 박사의 독특한 생활관 교육에 공감하여 예외적으로 조건부 인가를 내주었다.
해방 이후에는 외양상으로는 남녀 모두에게 교육과 직업선택의 기회가 활짝 열려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여자다움이 강조되고 있었고 현모양처를 바람직한 여성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었다. 이는 사회가 여성에게 기대하는 역할이기도 하였지만 동시에 여성 내면의 의식구조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것이기도 했다.
1961년부터 서울여자대학 학생들에 대한 생활교육의 주축을 담당해온 생활관은 학생들이 가족적인 분위기의 공동 생활을 통해 협동정신과 자율적인 미덕을 배워 건전한 생활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한 교육의 장이었다. 학생들은 24시간 내내 함께 생활을 하는 ‘방 식구’로 끈끈히 맺어져 그 어느 대학생들에게서도 보기 힘든 따뜻한 인간관계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개교 당시인 1961년, 우리나라의 경우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의 관성으로 가정 안에서는 종적인 상하관계에 치중하고 수평적 관계에는 소홀하여, 장래 민주사회를 이끌어갈 지도자들을 길러낼 준비가 충분치 못했다. 따라서 서울여자대학에서는 지도자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듣고 운영할 수 있는 방법과 기술을 배우고 익힐 수 있었다.
서울여자대학 초대 학장인 고황경 박사는 겨레와 인류의 행복을 위한 개척가로서의 사명감을 지닌 희생적인 지도자를 길러내는 것을 교육 이념으로 삼았다. 이에 1961년에 농촌 지도자 양성과 지(智)•덕(德)•술(術)을 균형 있게 갖춘 완성된 인간상을 지향하는 전인교육을 목표로 서울여자대학을 설립했다. 이러한 교육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정규과목과 별도로 생활교육이 실시되었다. 생활교육은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에 봉사해야 할 대학 교육의 사명감에 충실하기 위해 전인교육과 아울러 행동의 변화를 요구하는 교육으로서 ‘함께 행함으로써 배운다’라는 방법에 중점을 둔다.
1964년에 시작된 가정관리 실습은 학생들이 당시 중류 가정 수준의 주택에서 1년간 생활하는 교육이었다. 이 교육은 가부장적인 가정과 사회에서 생활하던 이전 여성들의 모습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혁신적인 것이었다. 학생들이 일상생활을 직접 실천하는 훈련을 함으로써, 미래의 사회인으로서 책임감 있고 신념을 가진 사회 구성원이 되도록 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고도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한국인들의 생활 모습이 변화하여 농촌 인구도 급격히 감소되었다. 또한 서울여자대학 내부의 변화와, 제한된 학교 시설과 인적 자원에 비해 다양해지는 학생들의 요구가 프로그램의 내용을 전환하게 만들었다. “함께 살면서 배운다”는 학습 방법, “대학인의 사명감 강조”는 변함이 없지만 이를 위해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끊임없이 찾음으로써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관되게 지켜온 것은 지식인의 책임감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그 책임감은 글로벌 세상의 리더가 되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특수 훈련은 우선 스스로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면서 위급한 경우에 호신술로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다. 동시에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기술을 배움으로써 자신감을 갖게 하고, 위급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처치법을 훈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에 해당하는 과목으로 체육 훈련과 응급처치 및 가정 보건을 두었다.
장래 한국의 여성 지도자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할 대상이 낙후된 농촌이라는 시각에 따라 학생들이 농촌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이 실시되었다. 특히 농촌 생활 실습은 농민들이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지 그 실상을 이해하는 동시에, 농촌 생활의 개선과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1988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하게 되면서 학생이 늘어남에 따라 생활교육에 더욱더 효과적이고 집중적인 교육 방식이 필요하게 되었다. 기존 생활관 교육의 기간을 단축하고 개인의 성장과 변화를 기반으로 하는 공동체 생활과 사회봉사 및 참여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리더를 키우고자 한다.